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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kkyyuu 2022. 5. 12. 15:28

마음을 잘 다뤄야 한다.

주변 상황이나 본인의 의지, 무의식중으로 구태여 마음을 챙기지 않아도 잘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나 역시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흔히 그렇듯 아픔을 겪고 나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
한 편으로는 시야가 넓어진듯하여 좋았지만, 한 편으로는 그저 눈을 감아버리고 싶기도 하다.
한 편으로는 나아갈 곳이 생긴듯 하여 가뿐하지만, 나아가봤자 그저 원상태로 복구되는듯 한 무거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청년 고독사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20대의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이고, 여전히 우리나라는 자살률 1위 국가라고 통계가 이야기해 준다.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나는 그랬다.
또렷한 목적이나 의지 없이 좋은 대학, 좋은 취업이 목표였고 나를 알지 못 한 채 그저 만들어놓은 길로 걸어갔다. 마음이 아플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고, 정신이 아프면 이상한 거였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이 들었다. 내 생각을 표현하는 것조차, 말로는 쉽지 않아서, 글로도 쉽지 않지만 지금에서야 발걸음을 떼고있다.
여러모로 선진화되지 않은 고향의 영향일지도 모르겠다.

몰라도 괜찮으니,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와 걸러낼 수 있는 지성은 가졌어야 했는데, 그것도 없었다. 경험이 부족했다. 부모 세대의 IMF 여파였을까. 우리들의 대부분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알게 모르게 강요받았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공무원의 인기는 천정부지로 솟았었다. 나는 운이 좋게도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졌고, 더욱 운이 좋게도 그 일이 적성에 잘 맞았다. 하지만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졌음에도 적성에 맞지 않는, 혹은 일자리조차 가지지 못한 청년들의 마음은 어떨까.

청년들의 의식 변화도 분명히 필요하다. 안정적인 일자리만이 일자리가 아니다. 자신이 즐기면서 수입을 얻을 수 있는 무언가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경쟁에서 이기는 삶, 안정적인 삶이 아니라 나다운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인식이 더 필요하다. 나도 뒤늦게서야 출발선에 섰다. 우리 청년들은 바보가 아니다.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스스로 애써가며 발버둥 치며 현실의 고통을 잊으려, 해결하려 하고 있다.

사회 전반적인 제도의 개선도 분명히 필요하다. 우리가 정부와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대부분 본인의 득실에만 관심을 가지고, 본인이 무언가를 잃고 난 뒤에야 더욱 관심을 가진다. 그래도 괜찮다. 당연한 거다. 그 관심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 다른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아이들이 조금은 더 나은 세상에 본인을 던질 수 있도록, 그런 환경을 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현재의 문제가 반복되지 않아야 하고, 일어날 상황을 의심하고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나는 앞으로 그런 교사가 되고 싶다.

컴퓨터가 있는데 기술자가 왜 필요하지라고 생각한 초등학생이 있었다. 원소기호표를 보고 아 이렇게나 많은 원소가 이미 다 발견됐구나, 근데 과학자는 왜 필요하지라고 생각한 초등학생이 있었다. 늦게서야 깨달았지만 세상은 너무나 불완전하다. 세상조차 완성되지 않았다. 영원히 완성되지 않을 수도 있다. 완성이란 단어조차 우리의 헛된 희망이 만들어 낸 단어일지 모른다. 그렇다고 안주하기엔 세상은 아름답다. 나아가야 한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